24년간 9억6000만원 기부한 '얼굴없는 천사'…올해는 8000만원 두고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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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수만1
작성일24-06-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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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년 간 매해 불우이웃을 위한 거액의 성금을 기부해온 전주의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엔 약 8000만원을 기부한 채 홀연히 사라졌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3분쯤 노송동주민센터에 신원미상의 중년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주민센터 인근) 이레교회 표시판 뒤에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통화를 종료했다. 지역 사회에서 일명 '얼굴없는 천사'로 유명한 익명의 기부자 A씨의 전화였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확인한 곳엔 현금과 돼지저금통, 편지가 든 종이상자가 있었다. 5만원권 지폐 및 동전 다수가 포함된 액수를 모두 더해보니 8006만3980원의 거액이었다. 편지엔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써있었다.
A씨의 선행은 지난 24년간 매해 빠짐없이 진행돼온 연례행사다. 2000년 4월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으로 선행을 시작한 A씨는 2019년 약 6000만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지속, 올해로 25번째 선행을 이어갔다. 그간 누적된 기부액만 9억6479만7670원에 달한다.
A씨는 작년엔 7600만5580원을 기부하며 편지를 통해 "대학 등록금이 없어 꿈을 접어야 하는 전주 학생들과 소년·소녀 가장에게 작은 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시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이뤄졌으면 합니다"라고 썼다.
A씨의 선행이 가져온 파급력은 컸다. 그의 성금은 생활고를 겪는 6578세대에 현금, 연탄, 쌀 등으로 전달됐고, 노송동의 저소득 가정 초·중·고교 자녀에겐 장학금 명목으로도 지급됐다. 지역 주민들은 매년 10월4일을 이른바 '천사의 날'로 지정해 불우이웃 나눔 행사를 진행해 왔다. 전주시 측은 노송동주민센터 인근 도로를 '얼굴없는 천사도로'로 명명하고 기념비를 세워 기리고 있다.
http://naver.me/xHDLaO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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